일반인들이 잘 인지하지 못하지만 계면활성제는 우리 일상 속에 매우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물질이다. 화장품을 비롯해 의약품, 생활용품 등 우리가 흔히 접하는 수없이 많은 분야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널리 쓰이고 있는 계면활성제에 대한 논란 또한 대중적이다. 워낙 많이 사용되고 있어서인지 몰라도 계면활성제의 유해성 논란은 잊을만하면 반복된다. 화장품과 관련해서도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있어 왔는데, 피부에 과도하게 자극을 줘 건조하게 만들거나 각질화, 탈모 증상등을 유발시킨다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화장품에 들어 있는 계면활성제는 정말 유해할까? 화장품 속 계면활성제의 안전성에 대해 짚어본다.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계면활성제
계면활성제는 서로 성질이 달라 섞일 수 없는 두 물질이 맞닿은 경계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물질을 일컫는다. 이를 통해 일반적으로는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같은 두 물질이 섞일 수 있도록 해 주는 용도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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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면활성제의 세정 작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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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면활정세의 종류는 크게 음이온 계면활성제,양이온 계면활성제, 양쪽성 계면활성제, 비온성 계면활성제, 기타 계면활성제 등 5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화장품류에 주로 사용되는 계면활성제는 음이온 계면활성제, 양이온 계면활성제, 양쪽성 계면활성제, 비온성 계면활성제이다.
음이온 계면활성제는 비누, 샴푸, 면도크림, 클렌저 등 세정 목적이 주가 되는 제품에 사용된다. 양이온 계면활성제는 모발에 붙어 유연하게 만들어 주는 성질이 있어 헤어 린스에 이용된다. 양쪽성 계면활성제는 pH 환경에 따라 친수기 부분이 해리되는 성질이 달라져 피부에 자극성과 독성이 낮으며 세정력, 살균력, 기포력, 유연효과를 갖고 있어 주로 헤어제품에 많이 사용된다. 비온성 계면활성제는 유화력이 우수해 크림, 로션 등의 유화제로, 화장수, 스킨, 향료 등의 가용화제로 사용된다.
또한 계면활성제는 동일한 성분이라 하더라도 사용하는 양을 달리해 다른 목적, 다른 품목의 성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화장수와 클렌징 워터에 들어가는 계면활성제 성분은 동일하다. 단지 두 제품에 들어가는 농도가 달라지면서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화장수에 사용되는 계면활성제는 화장수에 필요한 성분인 향이나 보습제 등을 물에 녹이기 위해 사용된다. 반면 클렌징 워터의 경우 세정력을 위해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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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면활성제의 용도별 종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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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정보가 소비자불신 키워
화장품 속 계면활성제의 유해성 논란에 관해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샴푸다. 샴푸 속 계면활성제가 두피를 건조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탈모까지 유발시킨다는 것이다.
샴푸에 주로 사용되는 계면활성제는 소듐라우레스페이트, 이른바 SLES로 잘 알려진 합성 계면활성제다. 이와 탈모의 연관성에 대한 실험이 1976년에 시행된 바 있다.
실험용 쥐 등의 털을 깎고 SLES가 포함된 60%, 30%, 9%, 0.9%, 0% 용액을 피부에 바른 뒤 씻어내지 않고 65일 동안 관찰했다. 그 결과 실험 시작 12일 후 60%와 30% 용액을 바른 쥐들은 피부가 각질화되고 얇아졌다. 30%를 바른 쥐들은 2주 뒤 가벼운 홍반을 보이고 30일 후 과영향을 보이며 모낭의 퇴화, 탈모 증상이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9% 이하의 경우는 SLES로 인한 영향이 없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샴푸에는 30%보다 낮은 양의 SLES가 사용되고 있으며, 사용 후 물에 씻어내기 때문에 탈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실험 중 계면활성제를 씻어내지 않았다는 부분이 누락된 상태로 결과만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면서 잘못된 정보가 퍼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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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다이옥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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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NGO 단체인 Campaign for Safe cosmetics과 독일 NGO 단체인 와코테스트에서 1,4-다이옥산을 생성 정도를 검사해 발암가능성 등 안전성에 대한 지적을 한 바 있다.
그러나 1,4-다이옥산은 국제 발암성 연구소(IRAC)의 조사결과 동물 실험 결과 충분한 증거가 있으나, 인체 조사는 증거가 불충분하기 때문에 발암 개연성 그룹 2B로 등재됐다. 사람에 대한 직접적인 안전성 문제는 나타나고 있지 않으며, 흡입, 피부 접촉, 눈 접촉 시 간, 신장 피부 질환 및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NGO 단체의 검사 결과 수십 ppm의 미량 농도가 검출됐으나 이는 제품 사용에 무해한 안전한 농도다. 또한 미량의 1,4-다이옥산은 피부를 투과하지 못한다는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미국과 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 이용에 관해 조치하고 있다. 국가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지만 적게는 100ppm부터 380ppm 이내로 함유가능하도록 권고 및 규제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를 통해 법적으로 100ppm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
계면활성제는 제품의 용도를 고려해 적절하게 선택, 인체에 안전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활용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선진국 기관들은 과학적인 사실에 근거해 계면활성제 사용 범위와 양을 관리하고 있다.
국내 선도기업 화장품연구소 관계자는 “오늘날 합성 계면활성제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천연 계면활성제를 모방하거나, 근간으로 합성한 것들이 대부분이며, 역할은 보다 증진됐다”며 “안전성 역시 천연 계면활성제에 비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개선됐으므로 거부감 없이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화장품 경찰관으로 알려진 폴라 비가운은 폴라초이스 홈페이지(www.cosmeticscop.kr)를 통해 “헬스 캐나다, 미국암협회 등은 계면활성제인 SLS와 SLES가 암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 Q&A 천연 계면활성제가 합성 계면활성제보다 더 안전한가? 천연 계면활성제가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안전성 테스트를 거쳐 안전성을 확보한 성분인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 대표적인 천연 계면활성제인 레시틴은 피부의 이중막 구조와 유사한 이중막 구조의 리보좀을 만들기 때문에 피부막 투과성이 합성계면활성제 보다 좋을 수 있으나, 합성 계면합성제보다 안전하다고는 말하기 힘들다.
비누 또는 클렌징폼을 비롯한 세안제로 세수를 하면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물로만 씻어내면 얼굴 피부에 흡착된 오염물질의 제거가 불가능하며, 이는 모공을 막아 피부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자신의 피부와 화장 스타일에 맞는 세안제를 사용해 적절히 세안한 뒤, 적당한 스킨 로션을 사용해 준다면 피부의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다.
클렌징폼이나 클렌징 오일에 사용되는 계면활성제는 식물성계 계면활성제를 사용하지만 주방세제에는 고급알코올계와 석유계 혼합 계면활성제가 들어간다. 또한 주방세제는 강한 세척용도의 음이온성 계면활성제, 클렌징폼은 세안을 위한 지방산을 중화한 비누 형태의 계면활성제가 주로 사용된다. 화장품에 사용되는 계면활성제는 자극도가 낮은 비이온성 계면활성제를 사용하고 있다. |
신샛별 기자 sta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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