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시광고 규제 완화를 통한 소비자 알권리 및 선택권 존중과 소비자 현혹을 막기 위한 엄격한 표시광고 규제 중 소비자를 위한 가장 합리적인 방안은 무엇일까?

11일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가 주관하고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주최한 '제4차 화장품 포럼'에서는 '소비자를 위한 화장품의 합리적인 표시방법'이란 주제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이날 뜨거운 감자는 '표시광고'였다. 소비자 알권리 보호를 위해 표시광고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엄격한 표시광고 규제를 기반으로 한 광고의 사전검증이 필요하다는 상반된 주장이 제기됐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숙명여자대학교 원격대학원 향장미용학과 김주덕 교수는 엄격한 표시광고 제한 규제로 중소기업과 소비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며 유럽수준의 선진화된 규제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2중3중 복잡한 표시광고 규제로 인해 중소기업은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해도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방법이 없어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자연스레 소비자는 알권리와 선택권에 제한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화장품 표시광고 실증 대상은 효능효과로 기대되는 표현을 제외한 소비자가 오인, 피해를 볼 수 있는 표현으로 제한 적용해야 하며 실증 자료의 요건도 (중소기업은 실증을 위한 인력, 비용 등이 취약하기 때문에)프랑스처럼 객관적인 시험방법으로 시험했다면 기업의 자료도 인정하는 등 합리적인 운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업계 대표로 나온 아모레퍼시픽 글로벌협력팀 임두현 팀장 역시 김 교수와 의견을 같이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임 팀장은 "화장품 표시광고에 엄격한 의약품 기준을 가져간다면 소비자는 제품간 차별화의 부재로 제품을 판단할 근거를 잃어버리게 된다"며 "소비자를 오인하는 내용은 명확하게 규제해야 하지만 광고만의 비약은 인정해줘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화장품법 표시광고 기준의 불명확성을 지적하며 "유럽처럼 자유로운 표시광고를 허락하지 않을 거라면 '소비자 오인 우려' 등의 모호한 단어는 별도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녹색소비자연대 "광고 사전검증 및 관리감독 강화 필요"

반대로 녹색소비자연대 생활안전네트워크 이주영 본부장은 "광고실증제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관련 피해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광고로 전달되는 정보에 대한 사전검증과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본부장은 "지난해 화장품 소비자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소비자들은 TV 등 광고, 판매원의 정보제공, 친구 추천 순으로 화장품 관련 정보를 얻고 있었다"며 "광고 검증과 함께 판매원의 과장된 정보 전달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제 이후 진행된 자유 토론 시간에는 전성분표시제, 관리감독 등과 관련한 좀더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앞서 발제한 이주영 본부장은 "'전문용어라 어려워서' 등 이유로 여성의 65.6%, 남성의 75.5%가 성분표시 사항을 확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해하기 쉬운 용어 사용과 정보를 쉽게 인지할 수 있는 표기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한국소비자원 정책개발팀 이경아 연구위원 역시 전성분표시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뒤 "성분표시를 빼는 대신 화장품 성분사전 사이트를 표기해 소비자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방안"이라고 말했다.

전성분표시제 실효성 의문…판매형태별 차등 규제 필요성 제기

관리감독 부분에서는 판매형태에 따른 차등 규제 방안이 제시됐다. 모아법률사무소 김정자 대표변호사는 "화장품 표시광고 위반사례 중 48.4%가 인터넷"이라며 "판매형태에 따라 규제 정도를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포럼에는 이외 나노화장품 및 어린이화장품 관련 규제 마련, 광고자문위원회 운영 등과 관련한 의견도 제기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화장품정책과 오영진 사무관은 "(광고실증 관련)시험방법 가이드라인, 고시 등을 선진적으로 제도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선택과 집중으로 화장품 표시 규제를 개선해 나가는 동시에 소비자 안전을 위한 관리감독 역시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염보라 기자  bora@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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